2011.9.18.제자의 길(마태복음8:18-22)

[성경본문] 마태복음8:18-22개역개정

18.예수께서 무리가 자기를 에워싸는 것을 보시고 건너편으로 가기를 명하시니라

19.한 서기관이 나아와 예수께 아뢰되 선생님이여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따르리이다

20.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

21.제자 중에 또 한 사람이 이르되 주여 내가 먼저 가서 내 아버지를 장사하게 허락하옵소서

22.예수께서 이르시되 죽은 자들이 그들의 죽은 자들을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따르라 하시니라

제공: 대한성서공회

제자의 길(마태복음8:18-22/2011.9.18.오전)
1. 저는 지난주일 밤에 친구 목사님 한분과 후배 목사님 한 분과 이렇게 3사람이 팀이 되어 지진 지역인 동북부의 미토시(水戸市)와 센다이시(仙台市), 그리고 미나미산리꾸(南三陸)까지 올라가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내려오면서 이시노마끼시(石巻市)와 오나가와(女川)를 들러 지난 금요일 아침에 오사카에 도착했습니다.
특별히 한국 교회가 보내주신 귀한 의연금을 가지고 선교사들이 사역하시는 교회와 지진지역을 위한 사역에 헌금하고 귀한 교제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피해 지역에 들어가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진과 해일이 일어났던 당시의 상황을 지역주민들을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고, 센다이시에서 사역하고 계시는 선교사님들을 통해 지진과 해일과 원전사고의 3중고 속에서 동북부 지역 주민들이 얼마나 힘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미토시에 도착한 날로부터 매일 여진이 있었고, 돌아오는 목요일 저녁에도 지진이 일어나서 집 밖으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스스로가 힘이 없고 미약할 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조건 또한 매우 제한적입니다. 오직 한 가지는 주님이 하셔야 합니다.
그 분의 긍휼과 은혜로 이 땅이 치유되고 회복되기를 지속적으로 기도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2. 주님은 우리에게 두 가지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첫째는 나를 따르라는 명령입니다.
주님 자신도 갈릴리 바다를 중심으로 12명의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 제자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나라와 그분의 의를 이루며 살도록 하셨습니다.
이 사람들을 통하여 십자가의 복음이 전 세계로 확산되게 하셨고, 그 복음이 2천여 년이 지난 오늘의 우리에게도 전파되도록 하셨습니다.
두 번째는 제자 삼으라는 명령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전파되어진 예수 십자가의 복음을 땅 끝까지 이르게 하는 동시에 오고 오는 우리들의 후손들에게도 변함없이 이 복음이 전파되어 짐으로 더 많은 영혼들이 구원받으며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실현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것은 믿고 구원받은 자들에게 있어서 예외 없는 명령이며 특히 주님을 따르는 제자로서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명이며 목적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한다고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은 예수 믿고 구원받으면, 그리고 적당한 제자훈련의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그것으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본문의 말씀을 보면 이러한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편견에 치우쳐 있으며,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생각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고 위험한 발상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3. 오늘 본문을 보면 12명의 제자 이외에도 예수님을 따르는 많은 제자들이 있었음을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19절에,「선생님이여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좇으리이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것은 한 서기관이 주님의 가르침에 감동을 받아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의 제자 되기를 간청하는 장면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세의 율법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과 그 은혜에 근거를 둔 예수님의 가르침에 놀랐고, 감동받은 나머지 예수님을 제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런 일들은 예수님의 공생애를 통하여 얼마든지 있었던 일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예루살렘의 공의회원 중 한 사람으로 백성들로부터 이스라엘의 선생이라고 칭송을 받는 관원이며 학자인 니고데모라는 사람도 밤중에 몰래 예수님을 찾아와서 그에게 진리의 말씀을 배우면서 그의 제자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기이하게도 예수님의 대답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고 말았습니다.
제자 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오직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고 하시면서 그의 요청을 거절하셨습니다.
교포 사회에서 목회를 하거나 오지에서 선교하시는 분들에게 헌신하는 한 사람의 존재는 너무도 귀한 것입니다.
지금도 헌신적인 성도 한 두 사람에 의해 선교사들이 소망을 잃지 않고 고난 중에도 그 사역을 이어가는 것을 우리 주위에서는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한 두 사람 때문에 교회가 명맥을 이어가고, 그 한 두 사람 때문에 선교사들이 힘을 얻어 복음을 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4. 그런데도 예수님은 많은 교육을 받았으며 종교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이 귀중한 한 사람의 제자 되겠다는 청원을 물리치고 말았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의 길이란 결코 사람들이 바라는 영광이나 성공이나 자기의 뜻을 이루는 길이 아니라, 도리어 고난과 아픔과 끝도 없는 희생과 인내를 요구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들의 문제점은 헌신하겠다고 말하면 그 사람의 성품이나 인격이나 그 헌신의 동기를 살펴보지도 않고 함부로 받아들이는데 있습니다.
예수님이 평소에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무엇입니까?
제자들이 다투면서 서로 영광을 구할 때,「나의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마20:22)고 하셨습니다.
이 잔은 사람들이 구하는 영광의 잔이 아니라 고난의 잔이요 모든 것으로부터의 버림을 당하는 아픔의 잔이요 십자가의 죽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서기관이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미리 아셨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에게서 새로운 교훈을 배우고, 예수님에게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배우고, 그의 능력 행함을 나누어 받아 자신도 예수님 못지않은 능력을 가진 종교 지도자가 되겠다는 그런 야망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제자의 길은 자신의 뜻을 이루고 자신의 야망을 이루는 길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남들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고, 자신의 뜻이 아닌 하늘의 아버지의 뜻을 몸으로 이루어 나가는 데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자의 길은 어떤 길이며 누가 이 길을 갈 수 있습니까?

5. 어떤 사람들은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면서, 하나님이 이렇게 해 주시면 나는 이러이러한 일을 하겠습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아무든지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눅9:23)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제자의 길이란 내 생각이나 내 의지가 아닌 주님의 뜻을 따르는 길입니다.
주님이 나를 어떻게 사용하시며 어떻게 대우하시든지 그것과는 상관이 없이 예수님의 뒤를 따라 가는 것이 제자의 길이요 삶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는 누구도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로서의 자격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이 부족한 사람들을 불러 주시고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며 심지어 복음을 위해 선교 현장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그곳이 하나님이 자신을 심겨주신 사역의 현장이라 믿고 그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낙심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매우 귀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백번 양보해서 선교지로부터 도망을 갔다고 해도, 도망 같던 그 자리를 되돌아 올 수 있는 것은 내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요나도 그랬고, 베드로도 그랬고, 예수님을 따르던 모든 제자들도 그랬습니다.
그래도 예수님은 그들을 꾸짖지 아니하시고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요21:16)고 하셨고, 「내 양을 먹이라」(17)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된 자의 특징은 은혜로 불러 주심에 있습니다.
자격이 있고 능력이 있고 남들보다 뛰어난 존재로서 그것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제자로 불러 주신 것이 아니라 거저 받은 은혜의 결과일 뿐입니다.
바로 이 은혜가 자격 없는 자로 능력의 제자가 되게 하며, 바로 이 은혜가 충성된 종의 삶을 살게 만드는 줄 믿습니다.
그렇다면 이 훌륭한 서기관의 제자 되기를 원하는 요청도 물리치신 예수님이, 지금은 도리어 일방적으로 「나를 따르라」는 말씀으로 우리를 구원의 길로 제자의 길로 불러주신 것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6. 계속해서 본문 21절은 이미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그를 따르는 제자 중에 한 사람의 요청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나로 먼저 가서 내 부친을 장사하게 허락하소서」라고 했습니다.
장례식은 우리가 세상에 와서 부모 자식이라는 가족의 인연을 맺고 한 평생 살아온  혈연의 마지막 순간에 해당하는 중요한 예식입니다.
그래서 성경에도「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라」(전7:2)고 할 정도로 중요한 예식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한 서기관의 요청에 이어서 이 제자의 간청도 거절하셨습니다.
예수님이 그를 향하여 무엇이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죽은 자들로 저의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좇으라」(22)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말씀은 전도하면서 사람들에게 이해시키기가 매우 힘든 구절입니다.
전도하다 보면 마치 기독교가 예도 없고 법도 없고 인륜도 없는 패륜아들의 모임처럼 취급받기도 하고, 아직 믿음이 약한 교인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구절입니다.
그러나 이런 것은 우리 스스로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란 무엇이며 그 제자의 길이란 어떤 길인가를 알지 못할 때 생기는 현상일 뿐입니다.
지난번에 저의 장모님이 97세의 고령에 국가 유공자 가족으로 인정을 받아 연금과 각종 국가가 주는 혜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혜택이 저의 처에게도 주어졌습니다.
이유는 장모님의 부친이 독립운동에 가담하여 11개월간 옥고를 치렀기 때문입니다.
제가 말씀드리려는 것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식민지로 수탈을 당할 때 조선 사람이라면 누구나 독립을 원했고,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대한독립을 위해 재산과 가족과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고 말았습니다.
저들은 가족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저들은 부모에 불효했고 남편 구실을 못했고, 사랑하는 자녀들은 그 부친의 얼굴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국가는 그런 사람들을 벌주는 것이 아니라 상을 주고 3대까지 혜택을 베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안중근이나 이준 열사 같은 사람을 존경하고 그의 행한 일들을 영원히 기억하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공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7. 예수님도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위해서 제자들을 부르실 때 아무나 부르신 것이 아니라 복음에 합당치 못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거절하셨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예수님의 제자처럼 행세할지는 몰라도 나중에 그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칠 자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제자의 길이란 신앙을 고백하는 것으로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순수하지 못한 신앙의 동기와 잘못된 마음의 자세를 고치지 못한다면 제자의 길은 아무나 갈 수 없는 것입니다.
독립 운동가들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자신의 가정과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것을 오히려 영광으로 여김같이, 우리도 주님을 따라 십자가의 가시밭길을 걷는 희생을 각오하지 않는다면 주님의 제자는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사람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 챙겨가면서, 예와 의를 다하면서는 주님의 가신 길을 따라 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죽은 자들로 저의 죽은 자를 장사하게 하고 너는 나를 좇으라」고 하셨습니다.
주님도 가정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남들 다 하는 결혼도 포기하셨습니다.
어머니조차 사랑하는 제자에게 맡기셨습니다(요19:27).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재난 지역에 갔더니 선교사님들의 사역이 너무 바빠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눌 만한 시간을 내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매일 밤 12시, 1시가 넘어가야 하루 일과가 끝이 났고, 다음날 또 새벽기도부터 시작하면서 미국에서, 오사카에서 오신 손님들까지 겹쳐 있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가족들을 제대로 돌볼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 정도로 수고가 많았습니다.
  
8. 신학교에 들어갔더니 선배 목사님의 말씀에 목사가 되려면 3가지를 각오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언제든지 이사 갈 준비, 언제든지 설교할 준비, 언제든지 죽을 준비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된 자는 받은 사명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으며, 어떤 사람들이 제자의 길을 갈 수 있습니까?
주님을 뜨겁게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못난 나를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게 하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십자가의 복음의 도구로 불러 주신 그것을 귀하게 여기고 감사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바로 이런 마음이 세상의 유혹에서도 흔들림 없이 십자가의 길을 가게하며, 바로 이런 자세가 십자가를 기쁜 마음으로 지도록 하며, 주님을 위해 자신의 생명도 아끼지 아니하는 줄 믿습니다.
참 제자는 자신의 유익을 위해 따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가 제자로서의 바른 길을 간다면 우리 예수님이 3일 만에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여 하나님의 영광을 회복하심과 같이, 우리에게도 세상의 영광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원한 상급과 영광이 우리를 기다리는 줄 믿습니다.

주님이 우리를 부르시는 마지막 순간까지 주님의 제자로서의 사명을 다하시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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